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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어디에 지을지, 이제 전기가 결정한다?
ESG Insight — 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에너지 인프라 경쟁력
첨단산업 투자에서 '전력'이 입지를 가르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배터리,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첨단산업이 확대되면서, 과거 세제·보조금·노동력·물류 중심이던 투자 결정 요인이 전력 공급 규모, 공급 시점, 장기 전기요금, 저탄소 전력 조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일수록 에너지 공급여건이 투자 경제성과 생산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주요국은 에너지를 산업 경쟁력과 명시적으로 연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신규 산업 수요에 대응해 전력망의 계통 수용능력과 공급 속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EU는 에너지 전환과 제조업의 비용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력 공급여건과 신규 산업 입지를 연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정책이 곧 산업 정책의 일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은 투자 검토 단계에서 네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언제'(계통접속과 실제 공급 가능 시점), 둘째 '얼마나'(초기 가동·증설에 필요한 전력 규모), 셋째 '얼마에'(장기 전기요금과 비용 변동 가능성), 넷째 '어떤 전력'(저탄소 전력의 안정적 조달 가능성)입니다. 특히 계통접속 지연과 외부 인프라 구축 일정은 생산 개시 시점과 투자 회수 시점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 산업은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노출도가 높고, 특정 산업거점에 대규모 신규 수요가 집중되며, 최근 전기요금 변화로 장기 비용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탄소 전력의 조달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의 투자 의사결정에는 사업장 단위의 전력 공급여건 확인, 공급 지연·장기 비용의 투자경제성 반영, 생산시설과 외부 에너지 인프라 구축 일정의 통합 관리가 요구됩니다.
M&A 관점의 함의. 에너지 공급여건이 첨단산업 투자의 전제 조건이 되면서, 에너지와 산업이 교차하는 영역에서 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째, 전력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자산·전력저장(ESS)·계통 연계 인프라를 인수하거나 장기 PPA와 결합된 지분투자에 나서는 흐름이 예상됩니다. 둘째, 저탄소 전력 조달이 밸류에이션 변수가 되면서, 발전자산을 보유한 기업과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 간의 전략적 협업·합작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산업거점 개발에서는 부지·전력·인허가를 함께 갖춘 자산의 희소가치가 부각되며, 이러한 통합형 인프라 자산이 크로스보더 딜과 인프라 펀드의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