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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의 리포트와 M&A 트렌드, 오너 엑시트 스토리로 시장을 읽는 전문성을 제공합니다.
2031년 744억 달러, 향수 밖에서 더 크게 자라는 프래그런스 시장
향이 뿌리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그리고 공간을 채우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프래그런스를 향수뿐 아니라 홈·바디·헤어 용도의 향 기반 제품과 센트 마케팅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시장으로 정의하고, 이 시장이 뷰티의 한 카테고리에서 라이프스타일·공간 경험 산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향수만 놓고 봐도 글로벌 시장은 2025년 619억 달러에서 2031년 744억 달러로, 국내 시장은 같은 기간 4억 6,400만 달러에서 5억 2,1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수치는 디퓨저 등 홈 프래그런스를 뺀 것이어서 실제 시장은 더 큽니다.
향 소비의 일상화와 다빈도·다제품 구조. 보고서가 짚는 변화의 출발점은 소비 방식입니다. 향수는 오래 외출 전 마지막 스타일링 요소였지만, 최근에는 기상 후 룸 스프레이부터 취침 전 디퓨저까지 하루 루틴 안에 향이 들어와 있습니다. 바디미스트·미니 향수·롤온·헤어퍼퓸처럼 가격대가 낮은 포맷이 늘면서 고가 향수 중심이던 시장의 진입장벽도 낮아졌습니다.
여기에 Z세대를 중심으로 향을 개성 표현 수단으로 쓰는 레이어링 소비가 더해졌습니다. 하나의 시그니처 향수를 고정적으로 쓰는 대신 상황·공간·기분에 따라 여러 향 제품을 조합하는 패턴이 자리 잡으면서, 시장은 단일 향수 중심에서 다빈도·다제품 소비 구조로 이동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흐름을 향이 제품, 공간, 서비스, 브랜드 경험에 접목돼 소비자의 감정과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후각경제'로 개념화합니다.
유통·패션·건설·호텔·금융으로 번지는 향 비즈니스. 두 번째 축은 누가 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느냐입니다. 유통에서는 CJ올리브영이 향 제품군을 핵심 카테고리로 키우며 매장에 프래그런스 바와 퍼퓸 라이브러리를 들였고, 현대백화점은 니치 향수 30여 개 브랜드를 모은 전문관을 열었으며, 다이소는 30ml 기준 3천~5천 원대 향수로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패션에서는 한섬이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의 한국 독점 유통권으로 200여 개 상품을 선보였고, F&F는 디퓨저 브랜드 헤트라스를 운영하는 쑥쑥컴퍼니 지분 70% 인수를 위한 투자조합에 672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제품이 아니라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설사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의 전용 향을 개발해 입주 패키지와 공용 공간에 적용하고, 호텔은 시그니처 향을 디퓨저·핸드크림 등 리테일 상품으로 확장하며, 우리은행은 2025년 말 300개 이상 영업점에 향기 마케팅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의 접근 방식을 니치 향수 판권 확보, 자체 PB 제품 개발, M&A·지분 투자를 통한 역량 확보, 시그니처 향 개발 및 브랜딩의 네 가지 전략으로 정리합니다.
K-프래그런스 브랜드와 B2B 전문 기업의 부상. 공급 측에서는 탬버린즈, 논픽션, 본투스탠드아웃, 쿠오카, 키스 같은 신흥 브랜드가 세계적인 조향사와의 협업과 스토리텔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탬버린즈는 2026년 8월 기준 글로벌 매장 15개를 운영하고, 본투스탠드아웃은 60여 개국 유통 채널에 입점한 뒤 로레알그룹 산하 벤처펀드가 참여한 시리즈A를 유치했으며, 쿠오카는 2026년 7월 달바글로벌로부터 약 96억 원을 투자받아 지분 33.61%를 넘겼습니다. 이 거래에는 투자 3년 후 지분을 최대 90%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 있습니다.
향을 공간에 입히는 일 자체도 산업이 되고 있습니다. 센트온과 아이센트처럼 브랜드 콘셉트 분석부터 조향, 공간 센팅, 유지·보수, 시그니처 향의 제품화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B2B 프래그런스 기업이 호텔·금융·주거·전시 공간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에게 향 공급을 넘어 기획부터 상품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파트너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봅니다.
M&A 관점의 함의. 보고서의 네 가지 확장 전략 중 브랜드와 조향·제조 역량을 한 번에 내재화하는 경로는 M&A·지분 투자뿐이어서 거래 수요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째, 패션·유통 대기업의 프래그런스 볼트온 인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F&F–쑥쑥컴퍼니처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목적인 거래에서는 브랜드 세계관과 기존 채널의 결합 효과가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둘째, 달바글로벌–쿠오카처럼 소수지분 선투자 뒤 콜옵션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단계적 구조가 K-프래그런스 거래의 표준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셋째, 본투스탠드아웃의 경로는 크로스보더 자본 유치의 전제가 국내 인지도가 아니라 검증된 해외 판로임을 보여줍니다. 넷째, 공간 향 수요가 건설·호텔·금융으로 번지면서 조향과 공간 센팅 운영 역량을 갖춘 B2B 프래그런스 기업이 향료·시설관리 기업의 역량 확보형 인수 대상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